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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호흡] 영화 줄거리, 느낀 점, 주연 윤지혜 김대건, 권만기 감독

by 여행작가 수니 2023. 6. 16.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악연의 소용돌이

 

개요

 

호흡(2018)

드라마, 2019.12.19 개봉

104분, 15세 이상 관람가

감독: 권만기

주연: 윤지혜, 김대건

네티즌 평점: 3.7

- 다음 영화 참조 -

 

영화 소개

 

별로 알려진 영화가 아니라서 좀 검색을 해봤더니 그다지 좋은 이야기만 있진 않았다. 주연 여배우가 열악한 촬영 현장에 대해 지적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영화는 과연 죄책감이란 무엇인가 고민해 볼 만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자신이 유괴했던 남자아이를 직장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심리 이야기이다.

 

과거에 내 잘못으로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런 상상력에 불을 붙여주는 영화이다.

 

영화 줄거리

 

이 글은 줄거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청소업체에서 일을 하는 정주(윤지혜)는 혼자 살고 있다. 그녀는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괴로워서 정신과 약을 복용 중이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며 기도를 한다.

 

그녀에 회사에 신입직원 민구(김대건)가 들어온다. 그는 막 교도소에서 출소했고 재소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입사를 했다. 그는 21살이지만 벌써 전과 2 범이다. 정주는 민구를 처음 보는 순간 알아차렸다. 정주는 이혼한 남편 빵집에 찾아간다.

 

나 걔 만났어. 민구.
우리가 유괴했던 걔.

 

그는 유괴했던 그 아이는 무사하고 이미 공소시효도 끝났다고 말한다. 정주는 자신은 하나님에게 회개하고 용서받았으니깐 괜찮은 거지? 그에게 물어보며 확인받고 싶어 한다.

 

정주는 자꾸 민구가 눈에 밟힌다. 그는 가방 없이 비닐봉지에 짐을 갖고 다니고, 언제 빨았는지 알 수 없는 옷을 입고 다닌다. 지낼 곳이 없어서 장애인 화장실에서 노숙하고 있다.

 

12년 전 심장수술을 해야 하는 정주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민구를 유괴했고 수술비를 마련했다. 그러나 5년 후에 그 아이는 하늘나라로 갔다.

 

민구는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어린 시절 자신이 유괴당했고 엄마 암수술비를 유괴범에게 몸값으로 줬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고 자책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괴로워서 자살을 하셨고 자신은 고아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로 먹고살려고 도둑질을 하다가 감옥에 두 번 가게 된 것이다.

 

정주는 민구에 이야기를 들으니 자신에 잘못으로 불행하게 사는 것 같아서 더 괴롭다. 이혼한 남편에게 우리 때문에 민구 엄마가 죽었다고 이야기하자 민구 엄마가 수술해도 가망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자기가 유괴를 했다고 한다. 정주는 남편을 나쁜 놈으로 몰아세우자 너도 몸값 받은 후에 환하게 웃었다면서 나만 나쁜 놈으로 만들지 말라고 한다.

 

정주는 민구와 회사 청소가 끝난 후에 저녁 식사를 하면서 소주를 같이 마신다. 너무 많이 마셔서 인사불성이 된 그녀를 민구가 집으로 데려다준다.

 

아침에 일어난 정주는 갈 곳 없는 민구에게 자기 집에서 지내라고 선의를 베푼다. 그렇게 한 집에서 민구는 누나라고 부르며 지내게 된다.

 

정주는 죄책감을 덜어내기 위해서 또한 민구가 안쓰러운 마음에 민구에게 잘해준다. 민구는 아무런 사정도 모르고 정주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어느 날 민구는 정주 핸드폰을 뒤져서 이혼한 남편이 운영하는 빵집으로 찾아간다. 민구는 납치당할 때 정주 남편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을 납치하고 부모님을 죽게 만든 사람이 바로 정주 부부라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정주 남편을 해치려고 미행하는데 마침 재혼한 부인 사이에 태어난 딸을 안고 가는 모습을 보고 포기하고 돌아온다.

 

정주와 민구는 회사에서 살해 현장 피를 닦는 청소 업무가 주어진다. 둘이는 청소를 열심히 하고 있다. 청소가 다 마쳤을 쯤에 민구는 갑자기 정주에 목을 조른다.

 

나한테 왜 잘해줬어?

누나 맘 편하게 하려고
잘해준 거잖아.

대답해. 맞지?

 

숨 막혀 죽을 거 같은 정주이다. 다행히 민구는 마지막에 손에 힘을 푼다. 기침을 계속하고 있는 그녀이다.

 

청소현장에서 5살쯤으로 보이는 아이가 창문으로 안을 쳐다보고 있다. 그리고 정주는 그 아이를 쫓아가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느낀 점

 

이 영화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회개와 용서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과연 정주는 회개하고 있는 것인가?

 

민구는 그런 정주를 용서를 해야 하는 것인가?

 

정주에 죄책감을, 민주에 원망과 분노를 과연 두 사람은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에서 뜬금없이 불필요한 정주와 민구에 성적인 장면이 나온다. 이것으로 감독 진정성에 약간 의구심이 들었다.

 

용서라는 것은 피해자가 마음에 평화를 위해서 자기 마음속에 가해자를 용서를 하는 것이다. 그 용서가 가해자를 죄를 사해준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용서라는 단어가 가해자들 면죄부로 남용되고 있다.

 

이 영화처럼 정주가 민구에게 접근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구가 과거에 상처를 더 아프게 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정주는 민구에 과거 아픈 사연을 들었다면 그녀는 회사를 관두고 민구를 멀리서 후원해 주는 방식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하긴 그렇게 하면 영화가 전개가 안되니 좀 그렇다.

 

만약 정주 딸이 심장병이 나아서 정주와 잘 살고 있다면 과연 그녀는 죄책감을 가지고 살며 민구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했을까? 오히려 그녀는 민구가 입사하는 날, 바로 회사를 관두고 이사를 갔을지도 모른다. 자신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정주와 헤어진 남편은 다시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는 정주보다도 더 죄책감을 갖지 않고 자신에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과연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들이 반성을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의심이 된다.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 나쁜 짓을 저지르고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말로 하면 용서가 되고 이해가 되어야 하는 것인가?

 

당하는 사람은 여전히 괴롭고 아픈데 용서까지 해주라고 요구하는 건 정말 아니다. 내 마음에 평화를 위해서는 용서를 할 수 있지만 과연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총평​

 

감독에 문제의식과 시도는 굉장히 좋고 줄거리도 좋았지만 2% 부족한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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