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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매주 여행지

호주 시드니 화이트 래빗 갤러리 White Rabbit Gallery 떠나자~

by 여행작가 수니 2022. 6. 14.

화이트래빗갤러리

https://goo.gl/maps/kJJedbLWWsucoG299

 

White Rabbit Gallery · 30 Balfour St, Chippendale NSW 2008 오스트레일리아

★★★★★ · 미술관

www.google.com

 

시드니는가을에접어들어서그런지일주일내내비가내린다.그래서실내에서데이트할수있는곳을검색하다가생전가지도않던갤러리로결정했다.

그래,아티스트데이트이니진짜아티스트에작품을보러가면되겠다.야호!

데이트코스는하얀토끼갤러리(WhiteRabbitGallery)

 

예술과 거리가 멀던 나에게 아티스트 데이트는 새로운 시도를 하라고 주문하는 것 같다.

 


 

갤러리 근처 음식점

 

​아침에 비도 내리고 하늘에 구름이 가득이다. 기차 안에서 파라마타(Parramatta) 강을 건너간다. 하늘이 파란색일 때는 강은 파란색인데 하늘이 회색이니 강도 회색이다.

시드니 일명 거지새( IBIS)

시티 레드펀(Redfern) 역에 내려서 갤러리 근처로 걸어가는데 약간 길을 헤매었다. 그 길에서 만난 일명 거지 새라고 불리는 아이비스(IBIS) 새가 보인다.

 

https://g.page/somethingforjesscafe?share

 

Something for Jess - SFJ Cafe & Coffee on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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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age

갤러리 근처에 도착을 하니 배가 고프다. 그렇다 점심시간이다. 근처에 브런치 카페(Something for Jess)를 찾았다. 갤러리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다.

카페는 아담하고 담백한 분위기였다. 구글에 검색해보니 이쁜 음식 사진들이 많다. 그중에 맘에 사진을 보여주면서 시켰다.

​알고 보니 이 음식은 채식주의자들이 먹는 건가 보다. 아보카도 1/4 토막, 버섯 5조각, 볶은 케일, 머스터드소스에 바른 빵, 견과류가 뿌려져있다.

​이쁘고 맛도 담백하다. 하지만 양이 부족하다. 그래도 몸과 자연에 건강을 위해 이런 음식으로 먹어줘야 가볍게 지낼 수 있다고 최면을 건다. 나중에 미술 전시를 다 보고 나오니 가벼움이 배고픔으로 빨리 다가왔다.

나의 도전 50불 가계부를 중간 정리하자. 왕복 교통비 $8.64 + 브런치 $17 = $25.64


 

갤러리 구경하기

 

이제 갤러리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덕에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잠시 후에 입장을 해서 간단한 안내를 받았다. 세정제로 손을 닦고 플래시는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구경을 하기 전에 화장실을 먼저 들렀다.

갤러리 화장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화장실에 앉으면 검은색으로 코딩된 문에 내 모습이 환하게 거울처럼 선명하게 보여진다. 갤러리에 첫 작품은 바로 변기에 앉은 사람인가? 웃음이 나온다. 신기해서 기념으로 하나 남겨본다.

​화장실 바로 앞에는 동물들 그림이 있고 그곳을 지나가면 개 짖는 소리와 닭에 울음 소리가 들린다. 내 발자국을 지켜보는 동물들 그리고 반갑다고 소리로 맞이한다.​

이 갤러리는 몇 달 간격으로 작품이 바뀐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에는 lumen이라는 공연이 전시되고 있고 2021년 3월 6일부터 8월 1일까지 한다.

<lumen> From the glow which illuminates, to the glare that obscures, our understanding of the world is defined by light: what is shows us, and more importantly, what it does not.

세상에 대한 이해는 빛으로 정의된다. 빛이 비치는 양(陽)과 비추지 않는 음(陰)의 세상으로. 내 맘대로 해석이다.

​​

2012 Portraits by Zhang Peili

​처음 작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에 갑자기 큰 얼굴이 스크린에 나타난다. 그리고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고 잠시 후에 화면에서 사라진다.

Dust2 2008 by Cong Lingqi

천장에 작은 집안에 사용하는 물건들이 매달려있다. 빗자루, 물통, 쓰레기통, 삽, 망치 등등 백 개 이상 달린 것 같다. 그리고 벽에는 지구 모양을 나타내는 동그란 하얀 원이 있다. 그리고 천정에서 내리꽂은 빛이 그 매달린 물건들을 여기저기 비춘다.

지구에 수많은 쓰레기 같은 물건들이 떠다니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인가? 환경오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Crystal City, 2015 by Wu Chi-tsung
Writer's Vessel 1997-2012 by Shyu Ruey-Shiann

 

DzDz, 2015 by Yao Chung-han

사람들이 올라가면 인식을 해서 그곳에 빛을 비추어준다. 사람들이 작품에 올라가서 움직이면 쳐다보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웃으면서 즐길 수 있다.

막상 그 무대에 올라가려는 사람은 별로 없고 지켜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보면서 주목받고는 싶지만 용기가 없는 우리네 모습도 보인다. 흥미롭게 잘 만든 작품에서 감탄사도 나온다.

Cage, 2006-14 by Li Hui

녹색 레이저 광선이 나오면서 공간을 감옥으로 만들어버린다. 감옥은 동서남북으로 계속 바뀐다. 이 작품 공간에 들어갔을 때 신기한 광선에 놀라고 갑자기 연출되는 레이저 감옥에 놀랐다.

이것을 가상이라고 생각하니 재미있게 즐겼는데 막상 이 광선에서 전류가 나온다면 정말 감옥이 따로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기도 하다. 어쩌면 우리는 가상 감옥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도 들었다.

Miniature 2015 by Luxurylogico

이곳에 들어갔을 때 찬란하고 이쁜 빛에 모습에 와~ 감탄사가 속에서 나왔다. 빛 색깔이 점점 변화하면서 다양한 색이 연출되는데 황홀한 장면이었다. 이것을 만든 아티스트에 정성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Solar 2010 by Luxurylogico

뭔가 인공 태양을 표현한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 태양은 다양한 전구들에 모임이다. 집에 켜져 있는 전구들이 우리들 공간에 태양처럼 빛을 비추고 있다. 이 작품을 보니 태양에 에너지가 어마어마 감히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느낌이 확 다가왔다.

Egg Shape 2007 by Xu Zhongmin

이 작품은 인상 깊었는데 빛이 사라졌다 나타나면서 해골들과 아이들이 마구마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뭔가 SF 영화 속을 잠시 다녀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 멋졌다.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잠시 안드로메다로 여행을 다녀온 착각에 빠졌다.

Mood Machine 2009 by Wei Wei

고압전류를 양쪽에서 내보내서 번개를 만드는 데 신기한 장면이었다. 번개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용해서 직접 사람들에게 번개 작품을 보여주는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개 색은 관람객이 선택할 수 있다.

내 몸 안에 분노가 일어났을 때 저런 정도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한번 고압전류가 흐르고 나면 온몸에 힘이 싹 빠져버리고 회복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입구에는 고압전류를 조심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내 몸 안에 흐르는 분노의 고압전류 역시 조심해야 한다.

작품들을 다 구경을 하고 나오니 출구에서 전시회 팜플렛을 팔고 있다. 평소 같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난 지금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고 있지 않은가? 과감하게 팜플렛을 구입한다.

나의 도전 50불 가계부를 중간 정리하자. $25.64 + 팜플렛 $10 = $35.64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제는 집으로 가면서 아티스트를 위해서 무엇을 대접해야 하나? 뭘 사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

집으로 오는 기차에서 생각을 하니 유독 비가 많이 내리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우산을 쳐다보니 궁상맞다.

이미 우산 살 8개 중에 2개는 부서졌고 색깔이 누렇게 변해버렸다. 1년째 아낀다고 이렇게 다니고 있다.​

그래 비 오는 날 멀쩡한 우산을 씌워주는 게 아티스트에 대한 배려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콜스에 가서 13불 우산을 하나를 샀다. 그리고 돈이 조금 더 남아서 평소에 먹지 않는 양이 적은 비싼 과일인 블랙베리를 샀다.

나의 도전 50불 가계부를 최종 정리하자. $35.64 + 우산 $13 + 블랙베리 $4.50 = $53.14

이번 주도 성공. 아티스트 데이트가 좋은 점이 평소에 내가 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오늘은 미술관 관람에 평소에 미루던 우산을 사고 잘 안 먹는 블랙베리까지 먹는다.

집에 와서 예전 우산과 새로 산 우산을 펼쳐서 비교를 해본다. 역시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lumen 팜플렛

 

​갤러리에서 구입한 팜플렛을 펼쳐보니 예술가들의 작품이 한눈에 보인다. 역시 이것도 사길 잘했다. 아주 뿌듯하다. 여기에 작품과 작가 이름이 적혀있다.​

예술 작품을 보면서 문득 나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났다. 처음이니까 크게 만들지 않고 아이디어로 뭔가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하나 자그마하게 만들어봤다.

 

사주 명리에 천간에 10글자와 지지에 12글자를 조합해서 사주라는 글자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lumen 전시회와 공통점이 있다. 빛이 비치는 세상과 그렇지 않은 세상, 음양에 공존이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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