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라는 스크린을 통해
세 개의 인연을 그려가는 우리의 이야기
개요
앙상블 (2020)
드라마, 2020.11.05 개봉
119분,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정형석
주연: 김승수, 이천희, 김정화, 서윤아, 유민규, 최배영
네티즌 평점: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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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앙상블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전주를 배경으로 찍었고 전라북도에서 제작 및 후원한 영화이다. 전주의 색채가 담긴 이야기이다.
전주에 있는 어느 극단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세 편의 에피소드로 남아냈다. 짧은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언제 봐도 궁금하다.
영화 한 편에 세 가지 사랑 이야기를 표현하다 보니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한 마리의 토끼도 못 잡을 수도 있는 약간 아쉬운 면이 있다.
이제 영화 속 평범한 세 쌍의 연인들의 소소한 사랑 이야기 한번 엿볼까요?
영화 줄거리
이 글은 줄거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첫 번째 40대 사랑
첫 번째 사랑 커플은 극단의 조연출자인 세영(서윤아)과 연출자인 영로(김승수)이다. 세영은 영로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댄다. 그녀는 영로가 그냥 좋다. 자신과 연출자는 앙상블이라고 생각한다.
영로는 이혼한 40대 후반 남자이다. 초등학생 아들이 한 명 있다. 지금은 누나의 한옥 집에 같이 살고 있다. 아무래도 전주 한옥마을 이런 것을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한옥에 사는 설정이 나온 것 같다. 집이 넓고 좋다.
이혼 후에 의기소침하면서 사는 모습과는 상반되게 집이 좋으니 속으로 부러우면서 약간 눈에 거슬린다. 내 마음에 편견은 이혼한 남자는 못 살아야 속이 시원한가 보다. 사족이 길었다.
그는 스스로 나이에 비해서 젊고 능력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는 노안이 온 40대 후반 아저씨이다. 그런데 노안으로 안경을 쓴 영로를 좋아한다고 적극적으로 말하는 여자가 있다. 조연출자인 세영이다.
그녀는 30대 초중반의 젊고 이쁘고 능력 있는 여자이다. 그런데 아이 딸린 이혼남 영로를 좋아한다고 자꾸 들이댄다. 영로는 겉으로는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속으로는 좋아한다.
영로는 세영이 나 같이 흠 있는 사람이 아닌 더 좋은 사람이랑 결혼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생전 안 보던 선을 보러 나간다. 그 사실을 안 세영이 커피숍에서 지켜보다가 짠하고 나타난다.
이제는 연출자님을 깨끗하게 잊을 테니 하루만 영로 아들과 같이 놀이동산에 놀러 가자고 한다. 그렇게 세명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다음 주에도 세영은 영로에게 이제는 진짜 깨끗하게 잊을 테니 하루만 세 명이 다 같이 놀러 가자고 한다. 자기는 타임 루프라는 늪에 빠져버렸다고 하면서 말이다.
현실에서 이런 커플은 별로 존재하지 않을 거 같은데 40대 후반 이혼남들의 로망을 담은 이야기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신을 무작정 좋아하는 이쁘고 젊은 여자. 자신의 조건을 따지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여자. 그런 여자를 외로운 중년 남자들은 찾고 있는 것인가? 운이 좋은 남자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로 만들려면 혹시 적극적으로 여자가 먼저 다가온다면 최대한 그 사랑을 강하게 거부를 하라는 것이다. 그럴수록 그 여자는 점점 끌려오게 되어있다. 이 영화처럼 말이다.
일을 열심히 하는 영로의 모습에서 세영이는 반한 것일 수도 있다. 중년 남자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면 세영이 같은 여자가 찾아오지 않을까?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남자에게 주워지는 선물은 아닐까?
2. 두 번째 20대 사랑
두 번째 사랑 커플은 극단에서 촬영 일을 하는 발랄한 20대 주영(최 배경)과 가수 지망생 20대 민우(유민규)이다. 민우는 첫사랑과 이별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는 중이지만 주영은 그런 민우가 마냥 좋다.
길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민우, 그런 민우를 쳐다보면서 동영상 촬영을 하고 운명과 같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우는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고 거의 주영에게 관심이 없다. 하지만 계속 민우 옆에서 주영은 챙겨주고 지켜본다.
재미 삼아 지나가는 길에 주영은 민우와 궁합을 보러 들어간다.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는 나에게 뭔가 재미난 장면으로 다가온다. 역술가는 10년간 공부를 했다면서 둘의 궁합을 봐준다. 남자를 잡아먹는 최악의 궁합이라고 한다.
실망한 주영에게 민우는 다음 달에 영국으로 작곡 공부하러 떠난다고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아까 역술가에게 말했던 사주팔자는 자기 것이 아닌 전 여자 친구의 남자 거라고 이야기해 준다. 그렇게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이 커플의 이야기는 한 번쯤 누구나 체험한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인 거 같다. 나는 좋아하지만 상대방은 관심 없는 그런 관계. 나의 마음은 쿵딱 거리지만 상대방은 시큰둥한 관계로 나온다.
그러고 보니 고등학교 때 교회 오빠를 짝사랑했었다. 그 오빠가 내 앞을 지나가면 심장이 쿵쿵거리고 몸이 얼어버렸는데 알고 보니 그 오빠가 좋아하던 교회 언니가 있었다.
솔직히 그 언니가 이쁘고 착했다. 속으로 오빠가 미웠다. 알고 보면 교회 오빠는 아무 짓도 안 했는데 나 혼자 좋아했다가 미워했다가 난리를 피운 것이다.
중년이라도 짝사랑을 할 때가 있다. 요즘은 유튜브에 나오는 출연자들을 쳐다보면서 혼자서 싱글벙글한다.
3. 세 번째 30대 사랑
세 번째 사랑 커플은 연극에서 동학농민운동 정봉준 주연 역할을 맡은 30대 후반 만식(이천희)이와 그녀의 아내 혜영(김정화)이다. 둘이는 지금 별거 중이다.
어느 날 혜영이 만식이를 만나자고 찾아온다. 이혼 서류를 내미는 그녀. 이제는 서로 새로운 인생을 살자고 한다. 둘의 표정은 어둡다. 둘은 극단에서 연극을 하는 선후배 사이로 만나서 사랑해서 결혼한 사이이다.
지금도 둘의 마음은 여전히 사랑하지만 몇 해 전에 아픔이 있었다. 연극 공연 중에 혜영이가 유산을 한 것이다. 둘 사이에 기다렸던 아이를 잃은 아픔과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서 둘은 별거를 하게 되었다.
만식이는 이혼을 하려고 둘 사이에 물건을 정리하던 중 그녀의 일기장을 읽게 된다. 만식이를 사랑했던 그녀의 마음을 읽게 되고 자신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최종 이혼 재판이 있는 날 혜영이는 만식이를 기다리지만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만식이가 공연하는 전주 한벽 문화관을 찾아간다. 그날은 극단이 그동안 준비한 공연을 선보이는 날이다.
공연 준비를 하는 만식이 얼굴을 흐뭇하게 쳐다보면서 미소를 짓는 혜영이다. 혜영이와 만식이는 다시 재결합을 할 것 같은 분위기로 막이 내린다.
극단의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사진을 촬영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느낀 점
극단이 공연을 했던 장소인 전주 한벽 문화관은 수니가 전통혼례로 결혼을 한 곳이다. 과거의 기억 속으로 잠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앞으로 결혼 18주년을 맞이할 것이다. 세 번째 커플 만식이와 혜영이가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고 다시 전통혼례로 한복을 입고 결혼을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둘의 사랑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더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혼의 위기가 없는 커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그런 위기를 통해서 서로를 반성하고 이해하는 그런 사이가 되는 것이다.
결혼생활에 위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처음에 사랑해서 결혼했던 그때의 마음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면 만식이와 혜영이 커플같이 다시 서로 마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타인의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내 사랑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생각해 보게 하는 잔잔한 영화이다. 전주를 여행한 듯한 소소한 재미도 있다.
사주로 캐릭터 분석
첫 번째 커플의 여자 세영은 사주에 식상이 강할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면 적극적으로 표현을 하고 상대방과 자신은 앙상블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조건이나 상황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지 않는 것이 무인성 사주는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래서 그냥 남자에게 밀어붙인다. 무인성에 식상 강한 나랑 비슷한 사주가 아닐까 싶다.
반면에 남자 영로는 생각이 많다. 자기 처지도 생각해야 하고 세영이 처지도 생각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마음이 있지만 그걸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아마도 인성이 강한 남자인데 행동을 잘하지 못하는 무식상 일 수도 있겠다. 남편과 비슷한 무식상에 인성이 강한 남자 사주가 아닐까 싶다.
즉, 둘은 잘 어울리는 커플인 것이다.
무식상 남자에 식상 강한 여자, 무인성 여자인데 인성 강한 남자. 둘이 만약에 재혼에 성공한다면 무인성 여자는 그제야 자기에게 주어진 열악한 현실을 깨달으면서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렇지만 현실을 금세 받아들이고 알콩달콩 잘 살 거 같다.
두 번째 커플은 결과가 맺어지는 연인이라기보다는 스쳐가는 인연이 아닐까 싶다. 그냥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을 그런 사이가 아닐까 싶다.
서로 대운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커플일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겨울로 흘러가는데 여자는 여름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 서로 타이밍이 안 맞는 시기에 만난 것은 아닐까?
세 번째 커플은 사랑을 했고 이미 결혼을 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둘에게 시련을 의미하는 편관 세운이 왔기에 어려운 시절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겨울 대운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두 사람은 봄의 기운으로 대운이 변하고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서로 의지하고 응원해 주는 기운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두 사람이 연극에서 남녀 주인공을 맡으면서 전성기를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총평
부담 없이 영화를 본다면 약간 다르지만 우리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20대, 30대, 40대 사랑과 연애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아름다운 전통의 도시 전주와 함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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