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함께 수영도 하면서
시티 풍경이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가 걸어 보실래요?
아티스트 데이트도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일곱 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번 주도 바다로 가보기로 했다. 이름은 무시한 샤크 비치(Shark Beach)로 떠나보려 한다.
이곳은 상어가 나타나는 곳인가 보다. 하지만 안전한 그물망 안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되어있으니 안심해도 된다. 해변에서 상어는 전혀 보지 못했고 바다를 즐기러 온 아이들과 가족들이 많다.
이제 집을 나와 아티스트 데이트를 출발한다.
기차를 타고 시티에서 버스를 갈아탔다. 샤크 비치(Shark Beach) 근처 동네 정류장에 내렸다. 비치까지 바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20분, 걸어가는 시간도 20분이다. 그래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멋진 풍경이 나를 환영해 준다.
시드니 시티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가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 사이로 보인다. 안구 정화를 시작으로 데이트는 순조롭게 나아간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을 한참을 지나가고 있다. 배가 고프니 갑자기 정신이 없다.
일단 먹어야겠다. 얼른 허기를 달랜 후에 구경을 차근차근해야겠다. 자동차 옆길을 걸어 음식점에 도착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경치가 좋은 해안선을 따라 걸어가는 다른 길을 발견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다행히 숲속 산책길로 갔다.
역시 배가 고프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유가 생기질 않는다. 그러니 끼니를 잘 챙겨 먹자. 내가 간 곳은 바닷가에 있는 조그만 가게이다. 평범한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운이 좋으면 해변이 보이는 자리에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The Nielsen (Greycliffe Ave, Vaucluse NSW 2030, 이 가게가 현재는 휴점상태)
메뉴가 다양하게 있는 가게는 아니라서 그냥 무난하게 피시 앤 칩스를 시켰다. 영국이 원조인 이 음식은 웬만한 곳에서 파는 메뉴이다. 생선과 감자를 튀겨서 주는 것이다. 튀김은 웬만하면 맛이 있는데 여긴 그냥 보통이다.
바다가 보이는 자리는 이미 만석이고 실내 창가에 앉아서 튀김을 먹었다. 가져온 물을 다 마셔서 생수도 한 병 샀다. 다음에는 샌드위치 종류를 먹어야겠다고 느꼈다.
여하튼 창가에서 해변에 사람들을 구경을 하면서 허기를 잘 달래고 갈증도 날렸다. 40대로 보이는 5명의 한국 숙녀분들이 바다로 놀러 왔다. 오래간만에 외출했는지 그녀들에 목소리가 또랑또랑하다.
피시 앤 칩스 $18, 물 $3.50
이제는 산책을 할 시간이다. 지도를 보고 잠시 코스를 시뮬레이션해본다.
먼저 바다를 바라보며 해변 오른쪽을 올라가면 전망이 좋은 곳이 나온다. 이곳을 먼저 가보자. V라고 표시된 길로 먼저 걸어가 보자. 길은 아주 짧다.
올라가자마자 해변이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많다.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과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조금만 걸어가면 벤치가 있는데 그 자리에 앉으면 확 트인 바다 전경이 전부 내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앉아서 따스한 해님과 잠시 쉬어본다.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해본다. 숨이 잘 쉬어진다.
이제 좀 깊숙이 가보자 발걸음을 옮긴다. 그랬더니 경치를 감상하는 독수리 한 마리를 발견했다. 나뭇가지에서 시드니 시티를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다. 홀로 감상에 빠진 독수리는 나와 같이 이쁜 풍경에 매료된 것이다. 장자의 나비처럼, 독수리가 나의 마음, 내가 독수리에 마음이 잠시 되어본다.
따스한 햇살이 좋은지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배경 삼아 두 명에 처자가 낮잠을 자고 있다. 사방은 고요하고 오로지 햇살만 몸에 닿는다.
잠시 돗자리를 깔고 잔디에 앉아 그녀들처럼 나도 잠시 햇살 마사지를 했다. 평일 낮에 풀밭에서 낮잠을 잔다는 것은 굉장히 사소하지만 행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
해변으로 돌아오는 길에, 물결 위에 부서지는 하얀 빛이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그 보석은 사라졌다 다시 생겨났다를 반복하면서 수천수만 개의 다이아몬드 보석을 뿌린다. 한참을 그 햇빛 보석 감상에 빠졌다.
이제 신발과 바지를 벗고 해변가를 따라 모래사장 위를 걸어간다. 묵직한 모래 촉감 그리고 약간은 찬 바닷물에 발목을 담근다.
아이들은 모래성을 쌓고 서핑을 하며 신나게 놀고 있다. 아이들에 기운찬 웃음소리를 들으니 나도 입가에 웃음이 묻어난다.
비치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좀 걸으니 반대편 모래사장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보니 물이 깨끗한 게 잘 보인다. 바위와 물속이 훤히 보인다. 이곳에도 작은 소라들과 조개들이 바위에 붙어서 자라나고 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작은 언덕과 모래사장 그리고 계곡 느낌이 묻어나는 바위까지 한눈에 보인다. 샤크 비치는 아름답다. 파도가 잔잔하고 아담한 해변이라 아이들이 와서 놀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이 빚어낸 특이한 모양에 바위를 보면서 이제 해안선을 따라서 산책길을 떠나보자. 대략 한 시간 정도 걸으면 지도에 표시된 A나 B 지점으로 나올 수 있다. 나는 A 지점인 Queens 비치에서 올라와서 버스를 탔는데 B 지점까지 걸어서 버스를 타면 더 해안선을 산책할 수 있다.
산책길(Hermitage Foreshore Track)은 굉장히 잘 조성되어 있어서 편하게 걸어갈 수 있다. 해안선을 쭉 따라가면 시드니 시티 뷰가 보인다. 조금씩 내려갈수록 오페라 하우스가 더 가깝게 보인다.
트랙 입구를 조금만 지나가니 버섯이 나를 반긴다. 나무에 버섯이 가득하다. 이 버섯은 나무에 친구일까? 아님 적일까? 아무튼 버섯 모양이 꽃처럼 활짝 피어 신기하다.
10대 청소년들이 바위에서 바다 아래로 다이빙을 하고 있다. 그들에 신나는 흥이 나에게도 전해진다.
해변길 산책은 숲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다. 왼쪽으로는 바위와 꽃과 나무들이 있고 오른쪽으로 시원한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가는 길에는 작은 3개의 비치를 만날 수 있다. 밀크 비치(Milk Beach), 허밋 비치(Hermit Beach), 퀸즈 비치(Queens Beach). 작은 비치라서 뭔가 아늑한 분위기가 있다.
https://goo.gl/maps/vit1ZV3NfEGNuufs7
https://goo.gl/maps/pXJ4jMpxrMfHRn4g7
이쁜 경치를 따라서 도착한 곳은 퀸즈 비치(Queens Beach)이다. 젊은 사람들이 광합성을 몸에 집어넣기 위해서 옷을 벗고 모래사장 위에 누워있다.
이제 아티스트 데이트도 마무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밤 12시에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한 짝 흘리고 사라졌지만, 난 이쁜 사진을 담아서 사라진다.
이번 데이트는 벤치에서 앉아 명상을 하고, 독수리가 경치를 감상하듯 나도 감상하고, 잔디에 누워서 햇살 마사지도 받았다.
식물과 동물, 바다 그리고 사람들을 모두 담아서 아티스트에게 보여줬다. 아티스트는 한 군데에 모아서 무엇을 빚어낸 걸까? 그것은 내가 선물한 꽃송이처럼 화사함이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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