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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매주 여행지

시드니 롱 리프 포인트 전망대 Long Reef Point Lookout

by 여행작가 수니 2022. 10. 12.

해양 생물 천국 그러나 현지인도 잘 모르는 시드니 아름다운 바닷가 전망대 같이 가시죠?

https://goo.gl/maps/4DVvmpJAtxUSyPWR6

Long Reef Point Lookout · Collaroy NSW 2097 오스트레일리아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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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다시 바다로 가보기로 했다. 아티스트 데이트 덕분에 평소에 잘 가지 않던 바다를 구경 가고 정말 신나는 날들이다. 오늘 가는 곳은 롱 리프 포인트 전망대(Long Reef Point Lookout)이다.

이곳 이름이 Reef라는 단어가 왜 들어가는지 직접 가서 알았다. 바로 산호가 살고 있는 곳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속담은 직접 여행을 가서 보고 체험하라는 말처럼 들린다.

이번 데이트는 정말 생생한 해양 생물을 만끽하고 왔다. 케언즈에 유명한 Great Barrier Reef 있다면 시드니에는 Long Reef 가 있다.

이곳까지 가려면 기차를 타고 버스를 두 번 타야 한다. 갈 길이 멀다. 서둘러 집을 나온다. 이제 아티스트 데이트 출~발!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목적지에 내렸다. 롱 리프 포인트(Long Reef Point) 가기 전에 바다가 보이는 분위기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이곳에서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출발하자.

https://goo.gl/maps/u5Q3nL2zaDBMuEpj7

Long Reef Golf Club Cafe · Long Reef Golf Club, Anzac Ave, Collaroy NSW 2097 오스트레일리아

★★★★☆ · 카페

www.google.com

Long Reef Golf Club Cafe ​골프 클럽에서 운영하는 이 카페에서는 바다가 보인다. 해변 뷰를 즐기면서 맛있는 것을 먹어보자. 이곳에 들어가려면 신분증을 제출해야 한다.

카페 안에는 미니 도박장도 같이 있다. 롱 리프 골프장에서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비회원은 신분증을 제출하면 그날 입장 가능한 티켓을 만들어준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꽉 찼다. 빈자리는 전부 예약석이다. 그래서 쭉 걸어가니 나무 옆에 바다가 보이는 자리가 한 개 비어있다. 운이 좋게 그 자리에 앉았다.

다른 테이블은 나이들 있으신 분들이 모임을 하는 분위기였다.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카푸치노 커피 한 잔과 바라만디 생선구이를 시겼다. 그랬더니 주문을 받는 사람이 혼자냐고 묻는다. 예스라고 대답하니 왠지 으쓱하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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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점심때까지는 구름이 끼어셔 바다 색깔이 이쁘지는 않았다. 그래도 바다 뷰를 보면서 커피 한 잔 우아하게 마셨다. 아티스트에게 어울리는 사치스러운 장소인 것이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니 생선구이가 이쁘게 나왔다. 내 입맛에 맞는 건강하고 담백한 맛이라 잘 먹었다. 보통은 피시 앤 칩스나 젤 저렴한 메뉴를 찾아서 시켰을 텐데 아티스트 데이트이기에 가장 비싼 메뉴인 바라만디(Barramundi) 생선구이를 시켰다.

혼자서 바다를 우아하게 쳐다보면서 맛난 점심과 커피를 마시니 왜 이리 뿌듯하고 좋은지 혼자 흥이 난다.

바라만디 생선구이 $30, 카푸치노 커피 $3.90

먼 곳에 오니 교통비도 좀 나오고 음식값도 비싸다. 사치를 제대로 하니 기분이 좋다. 아티스트가 잘했다고 만족하는 눈치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다를 산책하러 고고씽.

롱 리프 포인트로 가는 길에는 왼쪽으로는 바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골프장이 펼쳐진다. 골프를 즐기는 아름다운 중년 여성들이다. 나도 이 그룹에 끼어서 골프공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바다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그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안내판이다.

계속 걸어가니 드디어 롱 리프 포인트가 나왔다. 뷰가 정말 환상적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름이 좀 있어서 일단 바다 생물을 구경을 하고 구름이 사라지면 그때 다시 사진을 담을 생각이다. 기대해도 좋다. 나와 아티스트는 이날 감탄에 감탄을 연발하고 왔으니 말이다.

언덕 아래로 걸어가니 바닷물이 들락날락하는 바위와 자갈돌이 가득한 곳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해양 생물 보호구역이라는 것이다. 무슨 생물들이 있을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작은 바다 생물을 구경하는 것이다. 차근차근 구경해보자.

붉은 말미잘, 작은 조개들, 조그만 소라들, 산호초들, 미역 같은 식물들, 작은 꽃게도 걸어가고 물고기도 헤엄쳤다. 작은 불가사리가 움직이는 것도 봤다. 정말 아주 다양한 생물들이 각자 모습을 뽐내면서 살고 있었다. 바위에 바닷물은 정말 투명했다. 해양 생물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기대 이상에 많은 생물들을 만나고 엔톨핀이 솟는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계속 쳐다봤다. 바다 생물들에 하모니 연주를 보고 있자니 정말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에 구름이 다 사라지고 화창한 날씨가 드러났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에 감동은 10배가 줄어드는 거 같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보니 내가 그곳을 다녀왔다는 것이 대견스럽고 기쁘다.


이제 다시 뷰 포인트로 올라가서 사진을 좀 찍어보자.

지금 사진으로 봐도 환상적이다. 전망대에서는 360도 풍경이 보이는데, 오른쪽도 바다 왼쪽도 바다이다. 그리고 그 중간에 골프장과 이쁜 집들이 모여있다.

그래서 동영상도 하나 찍어봤다. 이 전망대에서 두 팔을 벌리고 바다에 내음을 마시면서 혼자서 열 바퀴는 빙글빙글 돌았다. 기분이 정말 최고였다.

롱 리프 전망대 Long Reef Point Lookout

혼자서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는 것을 느꼈다. 혼자 낯선 곳에 걸어가는 시간을 좋아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사람들과 같이 다니면 타인들을 배려하고 눈치를 보느라 내 감정에 솔직하기가 힘든 면이 많다.

그런데 홀로 이렇게 전망대에서 타이타닉 자세로 열 바퀴를 돌아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보지 않고 내가 즐기고 싶은 만큼 즐길 수가 있다. 혼자는 한참 동안 이쁜 조개와 미역과 불가사리를 쳐다볼 수 있지만 누군가 옆에 있다면 지금처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 이번 데이트에서

확실히 내가 알아차렸다.

혼자만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그것을 내 안에 아티스트는

오늘 확연하게 알려주었다.

넌 혼자 낯선 장소에 있을 때

행복해한다고 말이다.


이제 슬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다. 그래서 살짝 고민을 했다. 왔던 길로 돌아갈 것인지? 새로운 길로 집으로 갈 것인지? 이곳에 언제 또 올지도 모르는데 당연히 새로운 길로 가야겠다 마음을 먹는다.

지도에서 위쪽 그리피스 공원에서 출발해서 전망대로 걸어왔다. 갈 때는 롱 리프 비치 라인을 따라서 걸어가자. 몇몇 사람들이 그 길을 따라서 산책을 한다. 나도 따라서 고고씽한다.

잠시 걸어가니 비치가 나오고 정말 햇살은 따스하니 아름답다 아름다워. 언제 구름이 있었나는 듯이 하늘은 시침이를 떼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해변가에서 맨발로 산책을 한다. 나도 여기까지 왔는데 맨발로 모래사장을 걸어보고 싶다. 혹시 몰라서 집에서 속옷으로 비키니를 입고 왔다.

그래 이왕 비키니도 입었으니 바닷물에 한번 몸을 담가보자는 생각이 든다. 하얀 파도가 내 엉덩이를 찰싹 때린다. 약간 차가운 바닷물이 내 몸에서 부서진다. 기분이 이리도 좋나 속으로 느끼면서 계속 그 파도를 즐기고 있다.

10분 정도를 혼자서 물놀이를 했다. 어릴 때에도 해보지 않았던 혼자 파도랑 놀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이 참 좋다. 내가 마치 대단한 파도타기 선수 같기도 하고 섹시한 비키니를 입은 늘씬한 미녀 같은 착각도 들었다. 혼자만에 상상이지만 기분이 최고다.

이제 준비해온 수건으로 몸을 닦고 옷을 갈아입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젖은 발을 말리려 맨발로 걸어가는데 약간 울퉁불퉁한 길이 나온다. 그래서 신발을 신으려고 잠깐 풀밭에 앉았다. 그리고 발에 모래를 털어내고 신발을 싣고서 잠시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뒤로는 골프장 풍경이 펼쳐져 있다.

이 시간이 정말 고요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햇살 아래 앉아서 바다를 보는데 정말 차분했다. 마치 시간에 구멍이 생긴 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 시간 구멍에서 혼자 있는데 신기하게도 지금이 너무 완벽하게 느껴졌다. 한 15분 정도 완벽한 시간 구멍에서 쉬었다.

다시 발걸음을 옮겨서 해변 끝자락으로 오니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큰 길과 만나게 된다.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갈 버스를 기다린다.


이번 주도 아티스트 데이트는 성공이다. 다른 데이트보다 좀 더 사치스럽고 황홀한 바다 생물 덕에 만족도가 아주 높은 데이트였다.

이곳은 경치도 구경하고 해양생물도 만끽하고 수영복 챙겨가면 수영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장소이다. 골프를 할 줄 알다면 골프도 즐길 수 있다. 방문하면 후회하지 않을 장소라고 말하고 싶다.

낯선 곳에 혼자만에 시간이 나에게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기분 짱인 데이트였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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