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 시드니, 맨리 비치 락풀 물 위에 누워 하늘을 보니 Manly Beach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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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리 비치 락풀에서

물 위에 둥둥 떠서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

시야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가을이 다가왔는데

갑자기 여름으로

날씨가 거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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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여름 같지 않게 시원하더니

가을인데 여름처럼

최고 온도가 35도이다.

헐.

 

 

 

 

그래서 이런 날에는

비치로 가야지.

페리를 타고 맨리로 가자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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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에 탑승했다.

날씨가 한몫했는지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꽤나 많다.

 

다들 비치를 즐길 마음에

표정들이 밝다.

 

날씨가 뜨거운데도

다들 햇빛을 즐기기 위해

야외에 의자에 앉아있다.

그 뒤로는 크루즈도 보인다.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는 남편

할머니의 표정이 흐뭇하다.

 

구름 하나 없는 날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여행으로 이곳에 오려면

비행깃값이 엄청나겠지만

여기에 사는 수니는

버스만 타면 된다는 거 개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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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맨리 비치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내가 달려간 곳은

바로 아이스크림 가게.

 

ANITA GELATO · 46-48 The Corso, Manly NSW 2095 오스트레일리아

 

날씨가 더우니

망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때리고 시작하자.

 

냠냠 맛나다.

더운 날씨답게

아이스크림이 막 녹는다.

네가 녹기 전에

나는 혀로 빨리 핥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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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에 도착해서

걸어가 본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수영은 금지이다.

 

 

주말이나 방학처럼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더운 날씨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은근히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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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보름이라 그런지

물은 얕고 파도가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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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배고프니

점심을 먹으러

셀리 비치

보트하우스로 가자.

 

가는 길에 선탠하는
도마뱀 발견.
너도 오늘 같이 더운 날이 좋구나.
동지야 동지.

 

점심을 먹을 보트하우스
카페에 도착했다.

The Boathouse Shelly Beach · 1 Marine Parade, Manly NSW 2095 오스트레일리아

이곳은 2-4시 사이 해피아워에는
칵테일과 맥주가 할인한다.

 

 

카페에서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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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 덥기도 하고

비키니 차림으로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도 갑자기 훌러덩

벗고 싶은

욕구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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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이런 일은 극히 드물지만

오늘은 벗고 싶다.

그래서 상체 노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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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이 사진을

카톡으로 전송했는데

반응이 없다.

그는 퇴근 후에

왜 옷을 벗고 그러고 있느냐

잔소리가 돌아온다.

그의 조언은

가볍게 개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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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때 잠시 노출해서 그런지

상체에 모기가 30방 물렸다.

땀을 사랑하는 모기가

내 몸을 다 애무해 버렸다.

지금도 너무 간지러워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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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위에

구운 바라만디

생선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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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도 아삭아삭 신선하고

생선도 큼직하고

커다란 레몬을 뿌려서

야무지게 싹싹 다 발라먹는다.

아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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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으니

이제 수영을 즐겨보자.

이번에는 락풀로 가봤다.

매번 지나가면서

여기에 담그지는 않았는데

오늘이 바로 미역 감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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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높이도 안전하니

내 목과 어깨까지 온다.

바닷물이라 그런지

몸이 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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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

물속에서

허부적 허부적

손짓과 발짓을 좀 하니

겁나 시원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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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물 위에 누워서

행복한 표정을 보니

저걸 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물 위에 누우니

머리는 시원하고

온몸이 가벼운 것이

세상 근심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다.

게다가 하늘을 바라보니

오로지 파란색으로 펼쳐진

공간만 보이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우주 공간 속에 붕 떠있는

그런 착각에 빠진다.

그 잠시 동안

행복을 느꼈다.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그저 존재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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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철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무위無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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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다가 바다를 쳐다보는데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손바닥 반 정도 크기에

게가 집게발로

해초인지 조개인지를

식사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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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가 먹는 동작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너무 신기해서

한참을 쳐다봤다.

투명한 양 집게발로

열심히 입으로

뭔가를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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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놀아도

더 놀고 싶다.

그래서 집으로 가기가

너무 아쉽지만

나는 신데렐라.

남편이 퇴근하지 전에

집으로 도착해야 하는

마법에 걸린 가정주부

그래서 집으로 갈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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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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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락풀 풍경을 담으면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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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타러 가기 전

맨리비치를 한 컷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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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를 타니

아까 락풀에서 봤던

20대 귀여운 한국 숙녀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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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락풀을 제대로 즐기는

한국 여자 파워가 느껴진다.

20대와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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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찾아온 여름

맨리 비치 락풀에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며

신나게 수영을 하고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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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페리에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호주 시드니

일상이 좋으니

이곳에 오게 해준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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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

부모님,

친구,

그리고

결정적으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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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고마워.

덕분에

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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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