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이름들로 만든 노래] 영화 줄거리, 느낀 점, 감독 프랑수아 지라르

여행작가 수니 2023. 6. 13. 07:00

 

 

아픈 역사로 인해 잊지 말아야 할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 만든 노래

 

개요

 

이름들로 만든 노래(2019)

The Song of Names

캐나다, 영국, 독일, 헝가리

드라마, 113분, 12세 이상 관람가

감독: 프랑수아 지라르

주연: 팀 로스, 클라이브 오웬

네티즌 평점: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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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영화 한 편에 많은 것이 녹아져 있다. 음악, 우정, 전쟁, 역사, 죽음, 가족, 예술. 이 많은 단어들이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과 함께 선물세트로 들려온다.

 

영화 제목이 이름들로 만든 노래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에는 수수께끼가 풀리게 된다.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음악회를 앞두고 사라져 버린 친구, 그를 평생을 찾아다니는 남자, 그리고 밝혀지는 친구에 슬픈 비밀이다.

 

평소에 음악이나 예술,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감동이 다가오는 시간일 것이다. 혹은 나처럼 역사와 예술에 문외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다른 세상 감성 속으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바이올린 천재 예술가는 역사적 아픔으로 인해서 그에 꿈을 맘껏 펼칠 수 없었다. 그리고 대중들은 그에 선율을 들을 기회도 잃어버렸다. 친구와 우정도 사라지게 만들었다. 끔찍한 전쟁이라는 역사적 배경 때문에 말이다.

 

영화 줄거리

 

이 글은 줄거리와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과거와 1970년대 현재를 잇는다. 과거 역사적 배경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한 2차 세계대전이다.

 

영국 소년 마틴(Martin) 집에 낯선 폴란드 소년이 들어온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 신동 도비(Dovidl)이다. 음악 사업가 아버지는 도비를 후원하여 그를 훌륭한 연주가로 키우려 한다.

 

그리하여 한집에 살게 된 마틴과 도비는 티격태격하면서 친구로 지내게 된다. 도비가 바이올린 연습을 하면 옆에서 마틴은 피아노를 치고 있다. 둘이는 자전거를 타고 아지트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도비는 품 안에 있던 가족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

 

그런데 보고 싶은 부모님과 형제들이 살고 있는 폴란드에 독일이 침공한 전쟁이 일어났다. 도비는 유대인이다. 그는 가족 걱정에 불안해한다. 마틴 아버지가 폴란드에 직접 가서 알아보지만 가족이 살던 건물이 사라졌다는 소식만 알려준다.

 

한편 도비는 성대한 바이올린 데뷔 공연을 앞두고 있다. 마틴 아버지 후원으로 12년간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선보이는 날이다.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잠시 쉬러 간다는 도비가 공연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공연은 취소되었다.

 

그 후로 도비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충격으로 마틴 아버지는 두 달 후에 돌아가셨다.

 

중년에 나이가 된 마틴은 바이올린 연주 실력을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연히 한 청소년 연주자가 어린 시절 도비가 했던 습관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는 궁금증이 커져갔고 그 작은 실마리에서부터 사라진 도비를 찾기 시작한다. 집착하듯이 그를 찾으려 하는 마틴이다. 찾는 과정에서 도비에 흔적을 하나씩 밟아 가게 된다. 결국 어렵사리 그를 찾았다.

 

만나자마자 도비 얼굴에 주먹을 연신 날린다. 아버지에 은혜를 원수로 갚은 녀석이기 때문이다. 도비는 왜 공연 직전에 사라졌고 그 후로 계속 숨어서 살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공연 전에 우연히 버스를 타고 밖에 나갔다가 깜빡 잠이 들어서 낯선 동네에 도착했다. 그곳은 폴란드에서 도망 나온 유대인들이 모여사는 곳이었다. 도비 가족 소식을 아느냐고 물으니 그를 예배당으로 안내한다.

 

그곳에서 랍비가 죽은 폴란드 유대인들 이름이 적힌 노래를 낭송한다. 그 엄숙한 노래 안에 도비에 부모님과 형제 이름이 불린다. 곧 오열하는 도비.

 

그 후로 도비는 세상에 나오지 않고 죽은 유대인들을 위한 바이올린 연주를 하면서 평생을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마틴은 죽은 아버지에 대한 예의로 35년 전에 하지 못했던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3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 도비는 아름다운 곡들을 연주한다. 마지막 곡으로 자신이 평생 연주해 온 이름들로 만든 노래를 공연한다.

 

그리고 마틴에게 다시는 자신을 찾지 말아 달라는 편지를 남기고 사라진다. 마틴은 새벽에 일어나서 이름들로 만든 노래를 따라 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느낀 점

 

도브는 천재적인 바이올린 실력을 가지고 개인에 명성을 쌓기보다는, 가족들처럼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죽을 수밖에 없었던 많은 영혼을 달래는 것으로 재능을 사용했다.

 

아픈 역사적인 배경으로 인해서 한 예술가 삶은 너무나도 변해버렸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는 대중에게 음악을 연주하는 것보다 자신에 가족들처럼 죽은 영혼과 자신에 아픈 영혼을 위해서 음악을 하는 것으로 말이다.

 

이 영화 속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저력을 발견했다. 많은 유대인들이 예배당에 모여서 한목소리로 죽은 사람들에 이름을 낭송한다. 그러면서 서로 기억하고 이 아픔을 잊지 않으려고 계승한다.

 

바로 유대인들에게 이런 힘이 있었기에 3천 년 동안 나라도 없이 여러 곳을 흩어져 살았지만 유대교라는 정신으로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이룬 것은 아닌가 싶다.

 

영화 속 바이올린 음악 소리를 들으면서 잠시나마 폴란드 유대인들에 죽음에 흐느낌을 느끼게 된다. 음악이라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 음악을 듣는 동안 내 영혼은 그곳에 가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평화의 소녀상 역시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역사적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한국 사람들에 영혼을 담은 조각상인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 우리는 소녀상을 만들었다면, 폴란드 유대인들은 이름들로 만든 노래를 만든 것이다.

 

예술가들에 역할이 그래서 위대하구나 생각이 든다. 시대와 공간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우리들에게 남겨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역사와 함께 하는구나 싶다.

 

타고난 사주 운명보다 더 강한 것

 

사주명리학은 개인에 운명을 보는 학문이다. 개인에 운명을 보려면 사실 그 개인이 처해있는 큰 울타리를 먼저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현실에서 재능을 펼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개인에 운명은 주변에 둘러싸인 많은 환경과 배경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느 시대를 살았는지? 어떤 나라에 살았는지? 어떤 부모와 가정환경에서 살았는지? 어떤 사회 분위기? 어떤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따라서 수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사주팔자를 본다고 해서 자신에 대해서 미래를 안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다만 어떤 방향성은 대략 알 수는 있지만 그것 또한 여러 가지 변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가 속한 사회 환경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면, 나뿐 아니라 공동체에 속한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행복을 위해서 내 공동체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정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눈을 뜨고 항상 주시를 해야겠다.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중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예술 감상을 하고 글을 적다 보니 의식에 흐름이 정치로 흘러가버렸다.

 

총평​

 

예술과 역사에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